통화정책의 필요성
통화정책은 통화와 금리를 발행하는 배타적 권한을 가진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을 실현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실현하는 정책을 말한다. 중앙은행은 아예 이런 통화정책을 펴지 않았다. 그동안 정부자금 관리와 은행시스템 보호에 큰 역할을 해온 중앙은행은 1930년대 많은 나라가 금본위제를 포기한 경제상황 변화에 대응하고 적절한 통화공급을 통해 거시경제시스템의 안정을 꾀했다. 그 후 중앙은행은 금화와 단절된 화폐를 발행해 화폐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통화의 느슨한 공급을 차단해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통화정책의 주요 목표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1970년대 세계경제가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통화정책 목표로서 물가안정의 중요성이 더욱 확고해졌고 통화정책은 거시경제정책의 하나가 됐다.
통화정책 운영체계란?
중앙은행은 역사적으로 경제구조의 변화, 금융시장의 발달 정도 등에 따라 다른 형태의 통화정책 운영체제를 도입해 왔다. 통화정책 운영체제는 명목기준지표(nominal anchor)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통화정책체계의 구성요소 중에서 최종목표나 정책수단 등은 어느 나라에 있어서나 본질적으로 비슷하며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개 정도의 문제라 할 수 있지만, 통화정책 수행에 있어 어떤 명목기준지표가 적합한지는 각국의 경제구조와 금융시장 발달 정도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상당히 큰 차별성을 갖기 때문이다. 여기서 명목기준지표란 중앙은행이 최종목표와 연관성이 높다고 생각하여 중점 관리하는 명목변수를 의미한다. 통화정책 운영체제는 명목기준지표를 통화량, 환율, 물가상승률 중 어느 것으로 하는지에 따라 각각 통화량목표제(monetary targeting), 환율목표제(exchange rate targeting),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로 나뉘어진다. 일각에서는 기존 통화정책 운영체제의 대안으로 명목GDP목표제(nominal GDP targeting) 등과 관련한 논의도 이루어지고 있다.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의미
통화정책 소통이란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시행 과정에서 가계·기업·정부 등 경제 주체·시장과 일련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통화정책과 관련한 커뮤니케이션은 통화정책 정보뿐 아니라 시장인식, 통화정책에 대한 경제주체의 대응, 정부와의 정보 및 의견 공유 등의 피드백 과정이 포함된다. 1980년대 후반 이후 금융시장 규모가 커지고 금융기관과 금융상품이 다양해진 만큼 한은은 금융정책의 내용과 의도를 명확히 알려 시장 참여자들이 정책에 따라 움직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1990년대 들어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한 중앙은행이 늘어나면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소통이 더욱 강화됐다. 물가안정목표제에서는 중앙은행이 사전에 인플레이션 목표를 명시해 중간 목표 없이 경제 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를 유도함으로써 목표 달성을 바라고 있다. 한국은행이 정책금리 결정에 관한 금통위 회의 직후 곧바로 결정을 발표하고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을 열어 정책결정의 내용과 배경을 설명한다. 또 정책결정 과정 논의는 의사록에 충실하게 기록돼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공개된다. 또 대통령을 비롯한 금통위 위원들은 연설과 강연, 면담, 학술회의 참석 등을 통해 현재의 통화정책 과제와 향후 정책 방향을 국민에게 알리고 연 2회 이상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작성 제출하는 등 설명 책임을 다한다.
통화정책 파급경로란 무엇인가
통화정책이 실물경제로 확산되는 경로에는 금리노선, 자산가격노선, 환율노선, 기대노선, 신용노선, 위험선호노선 등이 있다.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낮추면 장기시장금리와 은행 신여수금리도 떨어지고 기업투자와 가계소비가 늘어나 생산 및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자산가격 노선의 경우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낮추면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이 상승하고 부가 늘어날수록 투자와 소비가 늘어나 생산 및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환율 경로에서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내리면 국내금리가 하락하고 원화표시 금융자산의 수익률이 하락해 경제주체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달러표시 금융자산을 구입하고 원화를 팔아 달러를 살 수밖에 없다. 이때 달러에 대한 과도한 수요로 환율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면 수출이 늘고 수입이 줄어 경상수지가 개선돼 생산과 물가가 상승한다. 기대경로는 현 시점에서 기준금리를 조정할 뿐 아니라 향후 통화정책과 경제전망,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바꾸는 것으로 중앙은행이 소비와 투자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신용노선의 경우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낮추면 기업과 가계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출 능력이 높아져 투자와 소비가 늘고 생산 및 인플레이션이 증가한다. 반면 위험선호도 노선의 경우 완화 금융정책이 금융기관의 위험 선호도를 높이고 고위험고수익 대출을 중심으로 신용공급을 확대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 노선은 장기 저금리 추세가 계속되면 금융기관의 과도한 리스크 추구와 신용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통화정책과 금융 안정의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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